두 종족의 싸움의 끝은? (뮌헨을 보고)

영원한 맞수, 영원한 적, 영화나 게임에서 보면 흔히 있는 설정이다. WOW라는 온라인게임에서는 호드라는 종족과 얼라이언스라는 종족이 박터지게 싸우고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러한 재미에 그 게임을 한다고도 한다. 어느새 이유도 목적도 없이 싸우고 있는 두 종족..... 나름대로 그럴싸 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러한 두 종족간의 끝없는 살육과 보복은 게임이나 영화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신문과 뉴스의 한꼭지를 장식하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이야기다.

1972년 뮌헨 올림픽은 종합우승을 어느국가가 했는지, 최고기록을 누가 갱신했는지로 기억에 남아있는 대회가 아니다. 11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낳게된 비극적 대회로 기억에 남아있을뿐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끝없는 보복의 한장면을 전세계인들에게 다시금 각인시켜준 사건으로 기억될 뿐이다. 그리고 34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이스라엘의 숭고한 희생자11명을 남겼을 뿐이라고 생각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스필버그의 이 영화는 '그 이야기는  그게 전부가 아니야' 라고 말하려는듯 강한 메세지와 함께 다가온다.

영화는 그때 그 사건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혀 친절하지 않다. 마치 영화속에 등장하는 '티비속 사건중계를 보고 있는 사람들' 처럼 관객들도 그들처럼 그저 티비속에 나오는 중계를 볼 뿐 이다. 스필버그는 장면 장면에 있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반반씩 대변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첫장면부터 바로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의 만행을 상세히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저들이 나쁜이들'이라고 관객들이 선입견을 가지지 않게 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아브너일행의 보복에 대한 어떠한 정당성을 가지지 않게 검은9월단의 뮌헨에서의 테러는 아브너일행의 처절한 복수와 함께 주고 받듯이 진행된다. 주인공 아브너의 환상과 꿈을 통해서...

반복되는 암살과 바로 이어지는 보복. 아브너는 후에 자신의 상관에게 묻는다. 자신들이 죽인 이들이 과연 뮌헨에서의 테러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냐고.. 아브너의 물음에 그가 말하는건 마치 30여년이 흐른후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하고 나서 대량살상무기의 존재에 대해 묻는 것에 대한 대답을 하는것이 오버랩되는걸 느낄정도로 다르지 않다. 어찌보면 스필버그는 3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피의 역사에 대해 뮌헨을 빌어 말하려고 한게 아닐까?

그렇다고 해답이 있는건 아니다. 그저 어리석었던 역사와 그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것을 말해주고 있을뿐 ...이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순간에도 세계의 어딘가에선 또 다른 폭탄이 터질것이고 또 어느 팔레스타인 정착촌에선 폭격이 이루어질것이다.  이 작은 영화에 그들의 화해를 기대하는건 지나친 희망일까?


ps. 영화가 무척 길다. 장면에 따라 조금 지루함을 느낄수도...
ps2. 왠지 남의 나라 일같지 않은 영화... 불과 몇십년전만해도 우리또한 필사의 적이라 하는 존재가 있지 않았는가..
    

by wan2tree | 2006/02/12 01:06 | movie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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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푸르미 세상 at 2006/02/16 00:10

제목 : 55. <뮌헨> 폭력이 낳는 것은 폭력일 뿐
영화 잡지 엠파이어가 &lt;뮌헨&gt;을 별 다섯 개 만점에 가까운 별점을 매기며 “지금 우리시대에 자극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영화”라고 극찬한 연유는 어쩌면 영화의 마지막 대화 장면에 등장한 쌍둥이 빌딩 때문일 수 있다. 뮌헨 올림픽 테러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테러를 가한 것은 결국 확대된 규모의 2001년 9월 11일 이후 과정과도 같다는 것이다. 독일 뮌헨 올림픽이 한창이던 1972년 9월 5일. 영......more

Commented by juNo at 2006/02/12 01:12
음..영화 보셨군요.. 보구 싶은 영화인데..
Commented by tomstrong at 2006/02/13 07:37
저도 괜찮게 본 영화입니다. 특히 초반부의 실제 필름과 촬영 필름을 교차시킨 편집이 절묘하더군요. 참, 링크하고 자주 들르겠습니다.
Commented by wan2tree at 2006/02/13 21:15
tomstrong님 반갑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재밌게 봤는데 재미없다는 사람들도 꽤 되더군요..;;; 먼 인질 액션영화를 기대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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